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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이상만 알 수 있는 것:카톡은 보는데 답은 없다

by kiki3304 2025. 4. 17.

 

 

“잘 지내냐?” 오늘도 자식에게 카톡을 보냈다. 5분 뒤, 파란 체크 표시가 떴다. 읽었다. 그리고… 아무 반응 없다.

출근하던 시간에 이젠 방바닥에 앉아 카톡을 보내는 게 일상이 됐다. 실직 3개월 차. 아직은 적응 중이라 해야 할까, 적응이 안 된다고 해야 할까.

 

이젠 일도 없고, 말도 없다

한때는 회의에, 전화에, 메일에 바빴는데 지금은 **하루 카톡 두 줄이 소통의 전부**다. 자식에게 “밥은 먹었니?” 보내놓고, 하루 종일 답장 기다린다.

읽긴 읽었는데 답은 없다. 과거 내가 바쁘다며 부모님 전화를 흘려넘기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 시절 부모님 마음이 이랬구나. 지금 나는 **그 허무함을 살아내는 중**이다.

실직 중 가장 서운한 순간

“아빠, 요즘 뭐 해?” 라고 묻는 자식이 없다. 오히려 내가 보내는 메시지는 대체로 단답형으로 돌아온다. “응.” “ㅇㅇ.” “좀 이따 봐.”

그리고 그 ‘좀 이따’는 **다음날이 되고, 다음주가 되고, 결국 답장이 없는 카톡으로 남는다.**

 

실직과 단절, 그 낯선 이중고

회사에서 나오자 인간관계도 반이 끊긴 느낌이다. 그리고 자식과의 카톡에서도 단절을 느끼게 되니 **사람 구실이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다.

대화는 줄고, TV 소리만 커진다. “어디 아픈 건 아닐까” 하고 먼저 걱정했던 나지만 알고 보면 자식은 그냥 바쁜 거고, 나는 그냥 **한가한 사람**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또 보낸다. “필요한 건 없냐?” “다음 주에 얼굴 좀 보자.” 답장이 오든 안 오든, 부모는 계속 보낸다.

읽씹은 이제 익숙하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읽기만 해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내 존재는 도착했고, 아이는 봤다.

마무리하며

실직도 견딜 수 있다. 허무한 일상도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아이의 무심함은 조금 서운하다. 그럼에도 웃는다. 그게 부모니까.

언젠가 자식도 누군가에게 읽씹당하며 이 기분을 알게 되겠지. 나는 오늘도, “잘 지내냐” 한 줄을 보낸다.

#실직부모 #읽씹 #카톡소통 #50대의현실 #웃픈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