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알바 마치고 집에 오던 길,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돈 없이 살아도 된다면, 난 뭘 하며 살까?”
정말, 한 달에 월세도 안 내고, 공과금도 없고, 밥도 자동으로 차려지고, 기본소득이 매달 자동 이체된다면… 나는 도대체 뭘 하고 살까?
처음엔 신난다
일단 ‘아침 출근’은 안 해도 되니까 행복. 휴대폰 알람도 지우고, 월요일이 무섭지 않다. 냉장고는 채워져 있고, 세탁기도 돌아간다. “이게 천국이지 뭐.”
그럼 이제 뭘 하지? 드라마 몰아보기? 유튜브 보기? 게임 한 판? 처음 며칠은 정말 좋다. 근데… 5일쯤 지나면 심심하다.
자유로운데 불안하다
그렇다. 돈이 없을 때는 돈 걱정이, 돈이 필요 없을 땐 의미 걱정이 시작된다.
“내가 뭘 좋아하지?” “진짜 하고 싶은 게 뭐였지?” 그런데 이상하게 떠오르는 게 없다. 지금까지 해온 건 전부 ‘해야 하니까’ 한 거였구나.
그래서 써봤다 – 하고 싶은 일 리스트
- 하루 종일 책 읽기 (10페이지 읽다 잠)
- 낮에 공원 산책하기 (15분 걷고 집 생각)
- 그림 그리기 (도화지보다 한숨만 가득)
- 블로그 쓰기 (글 시작하고 제목에서 막힘)
이쯤 되면… 돈 없이 사는 게 문제가 아니라, 하고 싶은 게 없다는 게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날, 편의점 앞 테이블에 앉아 종이컵 커피를 마시며 멍하니 있었는데 햇살이 따뜻했다. 그냥 그 순간이 좋았다.
“돈 없이도 할 수 있는 게 아직 남아 있긴 하구나.” 멀리 떠나지 않아도, 유명한 취미 없어도 **그냥 ‘가만히 있음’도 나쁘지 않다.**
마무리하며
돈 없이 살 수 있다면, 나는 아마 이런 글을 쓰며 살 것 같다. 누가 보든 안 보든, 그냥 하루를 기록하고, 커피 한 잔에 만족하며.
하고 싶은 게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다. 살아 있는 게 중요하고, 오늘 하루가 따뜻하면 그걸로 된 거 아닐까.
#돈없이살기 #하고싶은게없다 #실직자의상상 #중년자유론 #오늘도따뜻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