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스마트폰을 열었다. 친구는 가족 여행 사진을 올렸고, 누군가는 새 차를 뽑았다며 인증샷을 올렸다. “와, 좋겠다…” 그리고 그 말 끝에 **‘근데… 왜 나만 이러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오늘도 집 앞 슈퍼에서 2+1 컵라면을 고르며 몇 번이나 단무지를 살까 말까 고민했다. 나만 모자란 걸까?
모자라 보이는 순간들
동기 모임 단톡방에서는 어디 펜션 예약했다, 와인 모임을 했다, 골프장을 다녀왔다고 한다. 나는 방 안에서 팬티만 입고 선풍기 앞에 누워 있었다. “아, 나만 이런가?”
식탁에 앉아 아내와 나란히 김치찌개를 먹는데 TV에선 30대 CEO가 인터뷰 중이다. “3년 만에 10억 매출을 달성했어요.” **잠시 젓가락이 멈췄다.** 내 계좌엔 잔고가 아니라 **잔상**만 남아있다.
괜히 불안하다
무기력하다가도, SNS를 보면 더 무기력해진다. 남들은 다들 뭐라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괜히 초조하다.
이럴 땐 자존감도 바닥을 친다. 유튜브에 “50대 인생 재도전 성공기” 같은 영상이 뜨면 ‘나도 할 수 있다’보다는 **‘나는 왜 안 되지?’가 먼저 든다.**
모자란 게 아니라, 멈춘 중일 뿐
하지만 어느 날, 친구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형은 좀 쉬어도 돼. 그동안 열심히 살았잖아.” 그 말이 낯설었지만 위로가 됐다.
모자란 게 아니라, **지금은 잠깐 쉬는 중일지도 모른다.** 인생이 마라톤이라면 난 지금 ‘급수대’ 앞에 서 있는 사람일지도.
마무리하며
‘나만 모자란 걸까?’라는 생각은 사실 대부분의 사람이 한 번쯤 해보는 질문이다. 누군가를 보며 부러워하고, 또 누군가에겐 내가 부러움의 대상일지도 모른다.
오늘도 나는 아무것도 아닌 하루를 보냈지만, 내일은 모를 일이다. 지금은 조금 비었을 뿐,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나만 모자란 게 아니라, 다들 자기 자리에서 뭔가 하나쯤은 모자란 채 살아가고 있다.
#자존감회복 #50대실직일상 #상대적박탈감 #모자란듯살기 #허무하지만괜찮아